영화/죽기 전에 보면 좋은 영화 (12) 썸네일형 리스트형 블루 스틸(1990)_아랫배에 힘주고 등을 꼿꼿이 세우고 보게 되는 영화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 각본: 캐서린 비글로우 / 에릭 레드 주연: 제이미 리 커티스 / 론 실버 / 클랜시 브라운 영화는 투박함과 섬세함이 공존한다. 오일장의 막국수와 프렌치 레스토랑의 파인 다이닝을 동시에 즐기는 기분이다. 이 영화 의 주인공 메건이 그렇다. 짧은 숏컷에 탄탄하고 훤칠한 체격. 하지만 동시에 여성스러운 면모 또한 갖추고 있다. 대부분의 영화 리뷰에서 그녀를 두고 "중성적인(Androgynous)이다." 라고 입을 모아 말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영화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경찰 학교를 갓 졸업한 메건은 첫 근무 날 슈퍼마켓 강도를 발견, 대치 끝에 그를 사살한다. 표창감이겠거니 했지만, 문제는 강도의 44 구경 매그넘이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것. 이 때문에 메건은 과잉대응의 이유로.. 1917(2019)_이토록 허무한 외침 샘 멘데스 감독의 영화 은 1차 세계 대전 당시 서부전선에서 전령으로 활동한 그의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다. 실존 인물이나 특정 시기의 실화를 그려낸 영화는 아니기에 스토리 자체는 평이하다. 전쟁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웅의 모습이나 전황을 뒤집는 웅장한 전투 장면 따위는 없다. 왜냐면 그것은 '진짜 전쟁'이 아니기 때문. 미로같은 질퍽한 참호 속에 웅크리고 앉아 붉게 충혈된 초조한 눈빛으로 담배를 빨아들인다. 오늘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 참호 속 진흙과 함께 겹겹이 쌓인 시체처럼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고개를 들면 상대방 저격수의 총알이 날아들고, 진격 명령이 떨어지면 독가스와 포탄이 쏟아지는 사선으로 목숨을 내던져야 한다. 아무런 희망도, 용.. 첩혈쌍웅(1989)_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첩혈쌍웅은 영웅본색 마크의 다른 이야기를 노래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영화다. 세상 두려울 것 없는 거만한 표정으로 쌍권총을 난사하며 적들을 쓸어버리고, 지폐에 불을 붙여 담배를 멋지게 태우는 그 마크 말이다. 첩혈쌍웅의 주인공 아쏭은 영웅본색 마크가 보여주는 '날것'의 매력과 대비되는 음울하고 신중한 인물로 묘사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고 보고 난 후 아래와 같은 의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영웅본색의 마크가 그때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면?" "만일 마크가 다른 차원의 홍콩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었다면?" 영웅본색의 마크와 첩혈쌍웅의 아쏭은 서로 다른 영화 속의 캐릭터지만 묘하게 연결되는 지점이 느껴진다. 역시 같은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주윤발이 남긴 강렬한 인상 때문인가. 감독: 오우삼 주연: 주.. 컨테이젼(2011)_언제든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비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염병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 구독 중인 왓챠(WATCHA) 추천 영화로 이 영화가 떠올랐다. 시의 적절한 추천에 아니 볼 수 없었다.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출연: 맷 데이먼 / 케이트 윈슬렛 / 주드 로 / 마리옹 코티야르 / 귀네스 펠트로 / 로런스 피시번 홍콩 출장에서 복귀한 베스는 갑작스런 발작으로 세상을 떠나고, 곧 그녀와 접촉했던 그녀의 아들마저 비슷한 증세로 사망한다. 문제는 이런 죽음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것. 세계 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센터는 전례 없는 바이러스의 원인 파악을 위해 감염지로 요원들을 급파한다. 빠르게 퍼지는 바이러스에 사망자는 날로 늘어만 가고,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시민들의 분노로 .. 포드 v 페라리_역시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 기존의 낡은 이미지를 쇄신, 부진한 판매고를 극복하고자 했던 미국의 포드 자동차는 이탈리아의 페라리 인수 작업을 통해 자사의 부족한 스포츠카 생산기술을 보완하고자 했지만 결과는 실패. 포드의 수장 헨리 포드 2세는 포드에서 직접 페라리에 견줄 수 있는 스포츠카를 기획, 디자인할 것을 주문한다. 그리고 프랑스에서 열리는 자동차 내구 레이스 르망24에 출전하여 페라리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 것을 당부한다. 감독: 제임스 맨골드 출연: 맷 데이먼, 크리스천 베일 음악: 마르코 벨트라미, 벅 샌더스 BASED ON A TRUE STORY 실화를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들을 보면 항상 영화 초반 영화가 '실화'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실화가 주는 감동은 실로 대단하다. 대다수는 평생 이루지 못할 성.. 튼튼이의 모험(2017)_참 안풀리는 18세들의 18스런 도전기 감독: 고봉수 주연: 김충길 / 백승환 / 신민재 / 고성완 "확실히 족구왕은 아니더라" 영화의 제목 '튼튼이의 모험'을 읽었을 때의 첫 느낌은 '뭐 어쨌든 해피엔딩'이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은 '그래, 이게 현실이지'였다. 히어로 무비의 법칙에 익숙해진 탓인지 영화 내내 우울한 인물들의 인생에서 '비현실적인'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감독은 "응 안돼"라고 불도저처럼 쭉 밀고 나갔다. 이 영화에 비하면 족구왕은 꿈과 희망이 가득한 동화 같은 영화였다. "튼튼하자. 아프지 말고. 제발." 나는 고등학교 졸업 후 2년 6개월 동안 복싱을 배웠고, 지역 대회를 준비하다가 도중하차했다. 복싱 참 좋아했다. 그런데 참 못하기도 했다. 그런 나 자신이 너무 싫었다. 그래서 그만두었다. .. 레인 오버 미(2007)_사람으로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된다 성공한 뉴욕의 치과의사 앨런은 우연히 자신의 대학 동창 찰리를 도로에서 발견한다. 반가운 마음에 그를 찾아다닌 앨런은 찰리의 와이프와 세 딸이 9.11 테러의 희생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날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암흑 속에 살아가는 찰리를 위해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 준다. 감독: 마이크 바인더 주연: 아담 샌들러 / 돈 치들 그러고보니 나에게 아담 샌들러는 우스꽝스럽고, 어딘가 모자라지만 순박한 영화 속 캐릭터로 기억되는 배우다. 그런 그가 가족을 잃은 슬픔에 발버둥 치는 찰리 파인먼을 연기하며 웃음기 하나 없는 모습으로 영화 속 캐릭터에 유려하게 녹아드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아담 샌들러라는 배우는 '박장대소' 뿐만이 아니라 '따뜻한 미소' 또한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너도 힘들구나?".. 피아노(1993)_'나'로 우뚝 선다는 것 바다 위에 이질적으로 놓여진 피아노 한 대, 그리고 정숙해 보이는 여인과 그녀의 아이. 이 포스터 한 장으로 짐작해보자. 영화는 어떤 이야기일까?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그리고 영화의 제목은 왜 '피아노' 일까? 영화는 어느 순간부터 말을 하지 못하는 에이다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된다. 고상한 귀족 가문의 영애인 에이다. 하지만 그녀는 영화에 단 한번도 나오지 않는, 누구인지도 모르는 아버지 사이에서 난 딸아이가 있다.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는 일면식조차 없는 저 먼 뉴질랜드 땅의 개척자에게 시집을 보내버린다. 그녀가 골칫거리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처리하지 않으면 안되었기 때문. 여기서부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었던 '귀족 가문의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어긋나기 시작한다. 항상 고상하고 우아한, 무엇..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