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함이 싫었다.
좀 더 빨리 그 사람과, 무리와 가까워지고 싶었다.
그래서 입을 열었다.
왜인지 좀 더 멀어졌다.
(딱히 한해가 곧 끝나기 때문에 지난날을 떠올리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렇게 하는 주변의 분위기에 휩쓸려서)올해 있었던 아쉬운 순간을 떠올려 보면 내가 관심 있는 사람이나 무리와 가까워지기 위해 괜히 입을 열었다가 낭패를 보았던 경우가 많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사실 기억하고 싶지 않다. 아마 좀있다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면 불현듯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부끄러운 기억은 대개 그런 순간에 불쑥 튀어나오더라고.
나는 말재주가 없다. 그래서 잘 들어주는 편이다. 라고 생각 했었는데, 돌이켜 보면 잘 말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듣고 있었던 것일 뿐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잘 듣는다는 것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공감어린 말을 해주는 것인데 나의 경우 표면상으로 그렇게 보여질 뿐 입에서 나오는 말은 전혀 상대방을 공감하지 못한 말이었기 때문.
그래서 요즘 잘 듣기 위해 노력한다. 잘 들어야 말도 예쁘게 할 수 있더라고.
하지만 개개인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자신의 기준에 상대방에 fit 하기를 원한다.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입 밖으로 꺼내 속 시원함을 느낄 필요는 없다. 나는 속이 시원하겠지만, 상대방 입장에서는 나의 토사물을 정면으로 얼굴에 맞은 기분일 수 있잖은가?
나이를 먹을만큼 먹은 어엿한 성인이라는 평가를 스스로에게 내리다가도 위와 같은 실수를 하면 '흠 아직 멀었나..?' 라는 작은 실망감이 가슴 한켠에 자리한다. 하지만 과거보다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주변을 바라볼 수 있음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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