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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죽기 전에 보면 좋은 영화

튼튼이의 모험(2017)_참 안풀리는 18세들의 18스런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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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고봉수

주연: 김충길 / 백승환 / 신민재 / 고성완


"확실히 족구왕은 아니더라"

영화의 제목 '튼튼이의 모험'을 읽었을 때의 첫 느낌은 '뭐 어쨌든 해피엔딩'이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은 '그래, 이게 현실이지'였다. 히어로 무비의 법칙에 익숙해진 탓인지 영화 내내 우울한 인물들의 인생에서 '비현실적인'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감독은 "응 안돼"라고 불도저처럼 쭉 밀고 나갔다. 이 영화에 비하면 족구왕은 꿈과 희망이 가득한 동화 같은 영화였다.

 

"튼튼하자. 아프지 말고. 제발."

나는 고등학교 졸업 후 2년 6개월 동안 복싱을 배웠고, 지역 대회를 준비하다가 도중하차했다.

복싱 참 좋아했다. 그런데 참 못하기도 했다. 그런 나 자신이 너무 싫었다. 그래서 그만두었다. 영화 속 충길이는 무려 5년 동안 레슬링 한 우물만 파왔다. 그런데 참.. 못한다. 재능이 없다는 거 본인도 잘 안다. 그런데 계속한다. 좋아하니까.

 

나와 충길이의 차이라면 나는 나의 한계를 일찌감치 알고 발 뺐고 충길이는 그래도 끝까지 달렸다. 나는 아직도 복싱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쉽게 감기에 걸리는 나의 의지에 반기를 들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 다만 예전보다는 좀 더 튼튼하고 능숙하게. 이렇게 나는 항상 집 밖에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매일 문을 박차고 달려 나간다. 어제보다 일보라도 앞으로 전진하기를 바라면서. 영화 속 튼튼이의 모험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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