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데이(2011)_그 '어느 날' 우리는

1988년 7월 15일 영국. 갓 대학을 졸업한 두 남녀 덱스터와 엠마는 우연히 하룻밤을 함께하게 되고, 이후 20년간 매년 7월 15일 두 사람은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천천히, 하지만 밀도 있게 서로를 향해 다가간다.

 

감독: Lone Scherfig

각본: David Nicholls

출연: Anne Hathaway / Jim Sturgees

음악: Rachel Portman

 

https://thebananacue.wordpress.com/

 

엠마와 덱스터의 인연은 졸업식날의 해프닝으로 다소 '우연히' 시작되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의 인연은 각자의 긍정적 영향력을 서로 주고 받으면서 때로는 서로를 통해 삶을 살아가는 힘을 얻고, 후에는 서로가 서로를 간절히 원하게 되는 '필연적' 관계로까지 이어진다.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감정의 흐름을 '7월 15일'의 나날들로 간결히 채워 넣으면서 관객의 이해를 돕고 흥미를 놓지 않게 만든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이들과 인연을 맺으며 살아간다. 모든 인연은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그 중에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인연이 있기 마련이다. 엠마와 덱스터의 관계가 바로 그런 것. 엠마와 덱스터는 각자의 삶에서 많은 사람들과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이 사람이 내 사람인가 싶다가도 뭔가 확실한 느낌이 오지 않거나 배신을 당하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잠시 표류하지만, 결국 그들의 목적지는 동일했다. 매년 7월 15일의 작은 인연들은 너무나 다른 엠마와 덱스터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후에는 하나가 되도록 만들어 준다. 가느다란 실이 얽히고 얽혀 단단한 동아줄이 된 것이다.

 

"그래서 두 사람은 원래부터 맺어질 운명이었나?"

 

라는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라는 대답이 나올 뿐이다. 엠마와 덱스터 두 사람을 인연을 필연적이라고 느낄 만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따라서 보는 이에 따라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시각에서 보자면 하루(One day)의 인연이 쌓이고 쌓여 어느 날(One day)의 필연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당연한 선택을 한 것일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