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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정리

혼자 있으면 지가 평균은 하는 줄 안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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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근력이 부쩍 늘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내가 원하는 부위의 근육이 커졌다. 지난 1년간 지지부진했었던 근성장이 드디어 꽃을 피우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역시 운동을 '잘'해야 근육이 크는구만!

 

근성장의 시발점은 이렇다. 작년 늦가을, 나는 어김없이 산스장(Mountain Gym)으로 향했다. 동네 뒷산에 위치한 산스장은 집에서 위치도 가깝고 운동 기구도 알차게 구비되어 있어 지금도 자주 이용한다. 그곳에서 철봉에 매달려 턱걸이를 열심히 했다. 한참 무아지경에 빠져 턱걸이를 하고 있을 무렵,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니 60대 즈음으로 보이는, 풍채가 좋은 어르신이 인자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본인이 보디빌딩 지도자 출신이라는 설명과 함께 등을 넓히려면 턱걸이를 그렇게 하지 말고 이렇게(자세하게 설명하면 글이 길어지므로 그냥 '이렇게' 라고 표현했다) 하라고 자세를 교정해주셨다. 그렇게 두 시간이 넘게 어르신과 함께 스쿼트도 하고, 벤치 프레스도 하고, 어깨 운동도 하면서 어떻게 하면 근육을 잘 찢어버릴 수 있는지 강의를 들었고, 다음날 오랜만에 전신 근육통을 느꼈다. 그 날 이후 운동이 다시 재미있어졌다. 흥미가 생기니 더 몰입하고 공부하게 되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계속 운동을 하고 있으며, 이전보다 몸의 수준이 한단계 올라갔다. 모든 변화는 6개월도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났다. 이 경험을 통해 밀도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본인의 경우 밀도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비결은 '외부의 자극'이었다. 그날 귀찮다는 이유로 산스장에 가지 않아서 어르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여전히 1년 전의 몸 상태를 유지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의 한계는 여기까지인가'라고 생각하면서 예전의 방식대로 운동을 이어 나갔겠지? 아무런 발전도, 문제의식도 없는 평화로운 상태를 계속 유지하면서.

 

인간의 한계는 뇌가 정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기존의 한계를 넘어가려고 할 때마다 뇌는 이전에 없었던 고통 때문에 보호 메커니즘이 발동해서 '여기까지!', '충분해!'라고 말한다. 그것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외부에 자신의 실력을 노출하는 것이 극복의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즉 타인과의 경쟁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다. 혼자 있으면 지가 잘하는지 못하는지 알지 못하니까.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지금 공부하는 개발도 운동처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럽지만, 현재 자신의 수준을 명확히 인식해야만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다. 그러니 잘하고 싶다면 외부에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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