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대학교 1학년 시절을 회상해 보았다. “그때 내가 무엇을 했었지?”
이제 20대 성인이라는 당당함에 갓 발급받은 주민등록증을 암행어사 마패마냥 휴대하고 다니며 사춘기 시절 멀리서 바라만 보았던 술집, 클럽에서 나의 마패를 보여주며 당당히 입성하고 즐겼을 때의 짜릿함
웅장하고 멋있게만 보였던 선배들의 말을 교수님, 부모님 말보다 더 믿고 따랐던 순진함
항상 나의 주위를 멤도는 어른들의 걱정 어린 잔소리에도 “저 이제 성인이에요” 라고 당당하게 받아 칠 수 있었던 자신감
이 3가지 주요 키워드가 나의 대학교 1학년 시절을 지배했다.
그 시절 선배들로부터 자주 들었던 말은
"대학교 1학년때는 놀아야 돼! 2학년 때부터 열심히 하면 되거든 "
참 마법 같은 말이다. 그 말만 들으면 시험 기간, 과제의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웠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대한민국 건강한 사내였던 나는 군대에 입대했다.
전역 후 다시 복한한 나는 여전히 나의 대학교 1학년 시절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자존심과 자신감만 높아친 채로.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이 흘렀고
이런 저런 이유로 휴학 후 학교 밖에서 시간을 보냈던 나는 이제 곧 복학을 앞두고 있다.
나는 아직 20대 대학생이다.
우연히 Ted 웹사이트에서 임상 심리학자 맥 제이(Meg Jay) 박사의
'Why 30 is not the new 20' 라는 강연을 보았다.
그녀는 30대는 20대와 같은 인생의 새로운 시작, 순간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인생의 주요한 선택의 순간들과 평생의 동반자를 만나는 시기는 주로 30대에 걸쳐서 일어난다.
그런데 아무런 준비 없이 30대를 맞이한 사람들은 대부분 시간에 쫓기어, 주변의 환경에 의해 섣부른 선택을 하게 되고 이것은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
이것은 새로운 이론이 아니다. 이미 많은 심리학자, 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 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직,간접적으로 이 사실들을 잘 알고 있다.
20대 10년의 시간이 앞으로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무엇을 했었고 어떻게 살고 있지?"
강연이 끝난 후, 나는 잠시 과거부터 현재까지 내가 쌓아온 시간들을 되돌아 보았다.
항상 무언가는 했었다. 항상 나름대로 바빴다.
그런데 성과는 없었다.
나는 고민하지 않았다.
내가 무엇을 얻고, 하고 싶은지. 그렇게 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고 피해야 하는지.
고민 없이 그냥 저질렀다. 1,2년 쯤이야 뭐.. 대수롭지 않게 생각 했었다.
지난날의 쓰디쓴 실패와 큰 교훈이 있었음에도
올해의 나는 여전히 대학교 1학년 시절의 모습 그대로 살아오고 있었다.
나는 고민하지 않고 기대만 했었다.
아무런 행동 없이 막연히 바라기만 했다.
기대하기는 참 쉬운데 행동하고 준비하기는 귀찮으니까.
그리고 당장 하지 않아도 아직 시간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간이 쌓이고 쌓여서 덩치가 꽤나 커졌다.
나의 20대는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강연이 큰 의미로 다가왔다.
나에게 남겨진 그녀의 메시지는
가족은 선택할 수 없지만 친구, 배우자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열심히 고민하고 성취하고 즐기자.
*Ted강연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유튜브 영상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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